의성궁

팟캐스트(Podcast)라는 서비스는 맥이나 아이팟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팟캐스트는 음악 파일을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어떤 사람이나 조직이 주소를 인터넷에 올려놓으면 그 주소를 통해서 최신의 음악 파일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용 프로그램에서 CNN의 CNN 360이라는 뉴스 프로그램을 구독하게 되면 매일 CNN 360의 새 파일이 올라와있는지 검색해서 있다면 최신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놓고 사용자가 들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마치 신문 구독을 신청하면 매일 새 신문이 집 현관 앞에 놓여져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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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팟캐스트를 사용할 생각은 그닥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우리 부부가 어학 공부도 하고 뉴스도 듣자는 의미에서 아이팟나노(iPod Nano)를 사기로 하고는 이 팟캐스트가 얼마나 편리한지 그리고 애플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 제품을 만드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단 자기가 원하는 팟캐스트들을 찾아서 등록만 하면 아이팟을 하루에 한 번 꽂아주는 것으로 항상 최신 파일들이 아이팟에 들어있게 됩니다. 물론 비디오도 재생이 되므로 티비 프로 같은 파일들도 아이팟에 저장되게 되지요. 제가 할 일은 그저 아이팟을 빼서 들고 나가는 것 뿐입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사진들을 아이팟에서 보게 설정을 해두면 카메라를 연결하기만 하면 아이포토가 자동으로 사진을 정리하고 그것이 자동으로 다음번 아이팟을 꽂을 때 아이팟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오래된 사진은 자동으로 아이팟에서 지워지게 되지요. 완전 자동입니다.

하지만, 맥을 처음 쓸 때 저를 무척이나 괴롭혔던 것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편리한 시스템인데 안타까운 점은 그 내부가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아이포토나 아이튠즈가 파일이나 디렉토리를 관리하는 것을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제 스타일과 다릅니다. 수많은 디렉토리와 알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 파일들을 사용하여 많은 파일들을 관리합니다. 저는 윈도우즈를 사용할 때 직접 디렉토리 이름을 하나씩 적어주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이튠즈는 처음 시작할 때 저에게 그 디렉토리 구조를 모두 버리고 자기가 관리하는 스타일을 따르라고 강요합니다. 처음에는 도대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느덧 지금은 도대체 내가 왜 디렉토리가 어떻게 되어있고 어떤 파일이 어떤 디렉토리에 있는지 알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떤 mp3가 어디 저장되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을 저는 이벤트별로 디렉토리를 두어서 정리했는데 아이포토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간대별로 디렉토리를 만들고... 아니다. 모릅니다.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 이 시간까지도 모릅니다.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포토 프로그램 안에서는 사진을 이벤트별로 정리하기가 무척 쉽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관리하는지 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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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을 사용하면 이런식으로 컴퓨터를 마치 텔레비젼을 대하듯이 대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사진, 음악, 동영상, 메일, 주소록, 일정, 아이팟, 노트북 심지어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모두 하나로 묶여서 자동으로 자기들끼리 데이터를 주고 받게 되니 이제는 제가 중간에 그 연결고리를 끊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끊는 순간 카오스가 되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복잡한 그 구조를 제가 직접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애플이 최근에 각광 받는 점이 이런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 맥으로 애플 제품에 발을 들이게 되었는데 아이라이프, 랩탑, 아이팟으로 계속 애플 제품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은 제가 애플빠도 아니고 스티브 잡스가 좋아서도 아니고 그저 인생이 편해지고 머리를 멍하게 하고 살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랩에서 일은 리눅스로 하지만 가정에서는 맥을 안 쓸수가 없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맥으로 스위칭(전환)하는데 실패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놀랍게도 주로 컴퓨터를 무척이나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불평을 들어보자면 "내 맘대로 디렉토리를 관리하고 싶은데 도대체 그럴 수가 없다", "DLL 파일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 너무 불안해 -아무데도 안 들어가-" 라던지 "quick time, itunes 이런거 안 쓰고 다른 것을 쓰고 싶은데 그러면 오히려 더 불편해진다"라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즉, 애플의 방식에 순응하지 않으면 애플을 좋아할 수 없는 것입니다.

편한대신에 철저하게 기계가 하는대로 따르는 바보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바보처럼 살면 인생이 편해지게 해주는 애플이 되겠습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나노를 두대 사게 되었습니다. 한 대를 둘이 쓰려면 두 사람이 좋아하는 팟캐스트들을 취합해서 하나의 컴퓨터에서 등록하고 거기에서 나노를 싱크하게 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미 완전 자동에 익숙해진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한 아이팟에 두 사람의 데이터라니... 그러면 골라가면서 들어야한단 이야긴데 머리를 쓰는 것은 애플 방식이 아닙니다. 이미 애플 방식에 찌들대로 찌든 저로서는 머리를 쓰느니 두대를 사서 따로 쓰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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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 저 독에 꼽기만 하면 된다>

결과는? 현재로는 대 만족입니다. 그저 각자 자기 아이팟에 들어있는 팟캐스트들만 플레이하면 자기가 관심있는 내용만 쫘악 듣고 볼 수 있으니 바보들에게 그만한 솔루션이 어디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바보가 되었냐하면 아이팟을 거실의 오디오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AUX 케이블을 사다가 이어폰단자에 꼽고 들으면 되는데 그 귀찮음과 복잡함이 견딜 수 없어서 아이팟 독스피커를 설치하였습니다. 아이팟을 올려놓기만 하면 아이팟의 데이터를 스피커로 들을 수 있는 그런 장치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아이팟을 이 독, 저 독에 꼽고 다니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이런 편리한 세상을 이제서야 만나게 된게 좀 억울하기도 하고, 사람이 점점 바보가 되고 단순한 것에 익숙해져가는 것이 불안하기도 합니다. 아, 아이팟을 윈도우즈에서 사용하는 와이프의 시스템을 보니 아이팟을 윈도우즈에서 사용하는 것은 맥에서 사용하는 것에 비교하면 좀 머리를 써야하더군요. 어떤 디렉토리가 아이팟으로 갈 사진을 갖고 있게 해야한다던지 동영상 중에 아이튠즈로 갈 것들은 어떤 디렉토리에 있다던지 등등.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막상 그걸 보고 있노라니 귀찮음으로 바닥에 뒹굴러버리고 싶을 지경입니다. 다시 윈도우즈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점점 멀이지고 있습니다.
Posted by eu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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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뎌 중독되기 시작했구먼... 그렇게 된 김에 Journler도 함 써 봐라. 내가 지금까지 왜 자료 파일들을 디렉토리로 나누어서 정리하면서 저장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꺼다.

    • 의성 2007/12/29 15:06

      끝까지 제 스타일을 고수하다 결국 포기하니 세상이 편해진거죠. apple-conformist라고 해야겠군요 ㅋㅋ 윈도우는 그렇다쳐도 리눅스와 맥의 간극은 아직도 멀어보이네요. 얼마전 동영상 편집을 리눅스로 해볼까 하다가 마땅한 프로그램도 없고 있는 것들도 너무 조악해서 포기. 정말 요즘은 시간 되면 리눅스를 위해서 뭔가 마구 개발해주고 싶은 심정.

  2. 우리는 기억이 뇌의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뇌에 대해 연구를 하는 사람들만 알면 되는 것이고, 우리는 아침에 먹은 음식의 맛이
    뇌의 어디에 기록되어 있고, 내일 친구와의 약속이 뇌의 어느 부분에 저장되어 있는지
    알 이유가 없습니다. 뇌가 알아서 다 해주니까요. 제게는 맥이 그런 존재입니다. ^^.

  3. 그게 저도 애플제품을 갖고있지 않은 이유 중 하나예요.
    뭐랄까...? 애플제품들은 속지가 분명하게 나눠져있고, 새로 추가 제거가 가능한 다이어리가 아니라 커다란 달력에 자유롭게 쓰는 달력이란 느낌???

  4. 저는 윈도우즈를 사용할 때 직접 디렉토리 이름을 하나씩 적어주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이튠즈는 처음 시작할 때 저에게 그 디렉토리 구조를 모두 버리고 자기가 관리하는 스타일을 따르라고 강요합니다. 처음에는 도대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느덧 지금은 도대체 내가 왜 디렉토리가 어떻게 되어있고 어떤 파일이 어떤 디렉토리에 있는지 알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 엄청나게 공감합니다만... 저는 아직도 디렉토리 집착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제 하드(총 1tb)에는 약 200gb에 해당하는 음원들이 있습니다.(23,478곡) 이렇게 곡을 모으게 된 배경에는 DIGG에서 어떤 미국인이 89,000여개의 mp3파일을 자랑하는 걸 보고 속에서 불이 활활 타오른 거죠. 한동안 모으다가 대학생때는 제가 제일 많이 가지고 있구나!! 하는 이상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 자부심이 듣도보도못한 외국인에게 짓밟히니까 오기가 일어 다시 mp3파일을 모으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곡들을 하나같이 속성 들어가서 앨범명, 앨범자켓, 년도, 뮤지션, 곡명, 기획사 등을 하나씩 집어 넣으려니 머리가 부서질 거 같고... 너무 소모적이라서 내가 이걸 왜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에, 여태까지 해온 15,000여개의 곡들은 분류를 다 해놔서 그게 아깝다는 생각이 드니까 새로운 음원을 수집할때마다 여전히 이런 뻘짓을 하게 됩니다. 맥에서는 내버려두고 피시에서는 저 이상한 편집증이 고개를 쳐 듭니다. - 아이튠즈의 태그정리같은 경우 전가의 보도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칫 잘못하면 뒤죽박죽이 되버리니 큰일이지요. 사람에 따라서 태그정리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

    그런데 맥에서의 아이튠즈는 그렇다치고, 윈도에서의 아이튠즈는 왜이리 무거울까요.

  5. 음; 그렇군요. 아직 저는 애플에서 나온 제품으로는 써 본 것이 iPod 밖에 없어서 잘은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이팟의 경우도 그 내부가 좀 복잡하게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흔히 쓰는 mp3p처럼 파일을 바로 넣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듯 보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생활에 깊숙히 자리잡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말씀하신대로 기계의 짜여진 틀데로 우리가 맞춰져가는게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음; 그래서 저는 우분투를 한번 써 볼까 하는데...
    리눅스를 사용하신다고 해서요. 궁금하네요.
    다른 글들 있다 또 찾아보러 갑니다~ 슝;;;ㅋ

  6. 아이팟을 구매하시려는 분들이 가장 망설이시는게, 역시 아이튠의 관리방식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아이튠도 쓰다보면 나름 활용할 부분이 많다는걸 느낍니다. 특히 스마트플레이리스트는 활용하면 참 재밌는 녀석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7.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맥에 대해서느 기본적인것만 알고 있을뿐..
    자세한것은 정말 잘 모르는듯 합니다..
    윈도는 왠만한것은 대충 다 할수 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은 불편함이 전혀 없다는것이 또 신기하죠..^^

  8. 데이터를 맥과 윈도우즈 양쪽에서 동시에 사용하려고 한다던지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려고 한다던지 하는 바보같은 시도는 하지 않는게 좋죠. ㅜ.ㅜ

  9. 맥에서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 윈도우즈에서 갈아타는 게 훨씬 더 어려운 듯;

    • 의성 2008/01/02 19:54

      어 맞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미국 학교에서 애기들에게 맥으로 시작시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동감한다. 애기들에게 맥이 직관적이고 장난감처럼 컴퓨터를 배울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우리 애기도 미래의 맥 유저다.

  10. 아! 이렇게도 맥을 바라볼수 있는거군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윈도에서 맥으로 옮겨왔는데요, 저는 맥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담니다.
    맥은 제가 느끼기에는 정말 컴퓨터를 모르던 그 시절 막연히 동경하던 바로 그 "컴퓨터"의
    모습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1. 와우저 2008/01/18 12:29

    와우!! 맥은 그저 예쁘기까지한게 아주 맘에들어요 :)
    단점은 한국에서 보여주는 uccc는 안나오네여, youtube는 잘나오는데OTL

  12. 어쩔 수 없는 인터넷 결제 문제만 해결되면 참 좋을텐데유 ;ㅅ;
    전 그래서 회사에서 인터넷 쇼핑합니다 ㅎㅎ

  13. 와우저 2008/01/22 18:48

    "") 정현, 나는 맥북에 비스타 깔아놓고 인터넷 뱅킹한다네 ㅋ 데탑에는 레오파드 깔아서쓰고

  14. "") 혼자쓰지 왜 가만있는 환주까지 꼬셔 ㅋㅋ

  15. 우와~ 맥에 알레르기있는 묭재횽아다~
    나 맥주 마시고 싶은데 사주삼~

  16. 채팅창인 줄 알았다.

  17. 윈도에서 아이튠즈를 좀 써보려고 하다가
    네가 이야기한 바로 그 이유때문에 집어치워버렸다 -_-

  18. 맥북을 사용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익숙해진 편리함 속에 숨겨진 진실을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ㅎㅎ 우연히 들렸다가 잘 읽고 갑니다.